남루한 옷을 입고 거리버정에서 쭈그려 앉아 있는 어린소년이 있었다.
이 어린소년은 지나가는 사람들을 멍하니 쳐다보고는 땅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긴 머리에 치마를 입은 그림이였다.
그리고는 그 소년은 나지막하게 소리를 내었다.
"엄마~~!!"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 소년을 그냥 쳐다보고는 바쁜 걸음을 재촉하였다.
소년은 또 다시 지나가는 사람들을 멍하니 쳐다 보고 있었다.
...
이때 한 중년의 여자가 그 소년의 앞을 지나가자 이 소년이 외쳤다.
"엄마~~!!"
저만치 가던 이 중년여자가 발걸음을 멈추고는 엄마라는 말에 뒤를 돌아 보니 뒤에서 쭈그려 앉아 있는 소년의 눈과 마추쳤다.
그리고 그의 앞에 여자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을 보고는 그 소년에게 다가가 소년의 손을 잡고 일으켜 세우더니 그를 꼭 끌어 안았다.
"그래...
아들아...
난 네 엄마란다...
얼마나 엄마가 그리웠으면 엄마 그림을 그리고 날 보며 엄마라고 불렀겠니...
맘껏 엄마라고 불러 보렴...."
중년여인의 품에 안긴 소년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 내리고 있었다.
중년여인은 그 소년을 품에 꼭 끌어 안고 그의 머리와 등을 쓰다듬어 주고 있었다.
아주 어릴적 엄마를 잃어 엄마 얼굴을 전혀 모르고 고아로 자라온 소년은 "엄마"라는 말을 그렇게도 불러 보고 싶었던 것이다.
한참이나 끌어 안고 있던 중년여인은 소년의 얼굴을 만지며 미소를 짓고는 그 소년과 헤어져 그가 가던 길을 향했다.
이석일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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