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9.13.(금)
때 아닌 많은 가을비가 여름철 장맛비같이 내리는 가운데 이모는 꽃상여를 타고 가셨습니다.
어릴적인 1970년대
경기도 가평 남이섬입구 선착장에서 홍천으로 오가는 통통배(일명 똑딱선)를 타고
경기도 가평 금대리 강가에 방앗간이 있는 비루터에 도착해서 10분정도 뛰어가면 얕으마한 산비탈에 이모집이 있습니다.
어릴적 토요일이면 가끔씩 동생과 함께 우리는 이 똑딱선을 타고 이모집에 놀러가곤 했습니다.
이모는 항상 우리를 반겨주셨고 자상하게 대해 주셨습니다.
꼭 우리 엄마 모습과 닮았고, 돌아가신 외할머니하고도 많이 닮으셨습니다.
그래서 내가 이모얼굴이 꼭 울 엄마하고 비슷하고 외할머니하고 비슷하다고 말하면
이모는 "이눔아 외할머니가 낳았으니가 외할머니하고 비슷하고 니 엄마하고 형제니까 비슷하지...."라고 말씀하셨죠.
참으로 그땐 어렸고 철이 없었죠...
이모집에는 항상 먹을 것이 많았습니다.
조청, 엿, 떡, 산자 등등 이모의 정성이 담긴 손수 만드신 이 먹을 것들....
항상 이모집에는 조청과 엿과 떡 그리고 산자는 항상 있어 행복했습니다.
물론 깡시골이였기에 고구마며 감자며 옥수수며 항시 먹을 것이 풍부했지요..
몇년 전까지만 해도 이모가 만들어 주셨던 산자 맛이 기억에 생생합니다.
비록 투박한 모양의 산자였지만 너무 맛이 있었고
어떤 때는 어머니를 통해 이모에게 부탁해서 산자를 바구니 담아 투박하게 포장한 것을 명절선물로 전하기까지 했었지요...
늘 자상하게 대해 주셨던 이모
이제는 영원히 만날 수 없습니다.
이제는 이모가 만들어 주셨던 그러한 정성들을 접할 수가 없답니다.
이모는 꽃상여를 타고 가셨거든요..
이모가 가시는 날
하늘도 슬펐나봅니다.
우리가 곡을 할때 하늘에서도 천둥번개와 함께 세찬 비가 내리기도 했고
이모가 타신 꽃상여가 움직일 때는 그래도 비가 적게 내리고나 멈추기도 했지요..
이모는 제게 추억을 남기시고 가셨지만
이제는 그리움만 있을 것 같습니다.
이모..!!
편히 쉬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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